안심전세앱에서 주택 시세를 확인할 수 있다

이용교

(광주대학교 교수, 복지평론가)

안심전세앱에서 수도권뿐 아니라 전국 빌라, 오피스텔, 대단지 아파트의 시세를 확인할 수 있다.

<국토교통부는 ‘안심전세앱 2.0’을 출시했다>

안심전세앱(app)은 국토교통부, 한국부동산원, 주택도시보증공사가 함께 만든 임차주택 위험진단부터 개인 고객의 전세보증금반환보증, 임대보증금보증 신청부터 발급, 이행청구까지 한 번에 이용할 수 있는 주거지원 서비스이다. 소중한 임대차보증금을 지키고 싶은 세입자, 안정적인 임대사업이 필요한 임대사업자는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모바일 보증 어플 안심전세를 활용할 수 있다.

국토교통부와 주택도시보증공사는 5월 31일에 기능을 확대한 ‘안심전세앱 2.0’을 출시했다. 전세계약 때 필요한 정보를 세입자에게 제공하기 위해 정부가 지난 2월 출시한 안심전세앱에는 수도권 빌라(연립·다세대주택) 168만호의 시세만 담겨 있었다. 그러나 전세사기·깡통전세 문제가 전국으로 확산하자 정부는 시세 제공 범위를 전국 빌라, 오피스텔, 대형아파트 1천252만호로 확대시켰다.

앱을 내려받아 본인 인증과 전체 약관 동의를 한 후 시세정보를 검색할 수 있다. 부동산등기부등본을 보유한 경우 안심전세앱에서 위험성을 무료진단할 수 있고, 부동산등기부등본이 없는 경우 결제(1,000원)진단을 이용할 수 있다. 결제진단의 경우에 대상주택의 등기사항 변동 알림을 2년 6개월 동안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일부 빌라는 준공 1개월 전후 시세를 볼 수 있다>

그동안 신축 빌라는 시세와 공시가격이 없어 세입자들이 전세 보증금이 비싼지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웠다. 이를 악용해 집주인과 중개인이 짜고 전세 보증금을 매매가와 같거나 더 비싸게 받아 전세사기·깡통전세를 조장하였다.

안심전세앱은 일부 빌라의 경우 준공 1개월 전후 시세를 볼 수 있도록 했다. 준공 전 1개월 시세는 공인중개사와 감정평가사의 조력을 받아 ‘잠정 시세’로 제공하고, 준공 1개월 후에는 한국부동산원이 조사·산정한 확정 시세를 공개한다. 다만 호별로 개별 등기가 불가능한 다가구·다중주택은 시세 조회를 할 수 없다. 이러한 주택을 계약하려는 임차인은 먼저 입주한 세입자의 총임차보증금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임대인 정보 공개도 강화한다>

안심전세앱은 임대인의 보증 사고 이력, 보증 가입 금지 여부와 함께 국세·지방세 체납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임차인이 집주인에게 카카오 알림톡으로 국세·지방세 체납 여부를 확인해달라고 요청하고, 집주인이 동의하면 체납 여부를 볼 수 있다.

2023년 4월부터 보증금이 1천만원을 넘는 전월세 세입자는 집주인 동의 없이 집주인의 국세 미납 여부를 전국 세무서에서 열람할 수 있도록 관련 시행령이 개정됐다. 그러나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뒤에나 열람이 가능해 계약 전에는 체납 여부를 알기 어렵다는 문제가 남아 있다.

집주인 동의가 필요하기는 하지만, 안심전세앱을 이용하면 전월세 계약 전 임대인 체납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임차인은 집주인 정보를 최대한 알고 싶겠지만, 임대인은 계약 성사를 전제로 제한적으로 노출하려 한다. 따라서 계약을 전제로 집주인 동의를 받아 체납 정보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정부는 2023년 연말부터는 상습적으로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은 ‘악성 임대인’ 명단도 앱으로 공개한다. 악성 임대인 공개의 법적 근거를 담은 개정 주택도시기금법이 9월 29일부터 시행되지만, 명단 공개가 바로 되지는 않는다. 고의가 아닌 경제난 등으로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한 임대인이 피해 보는 일이 없도록 당사자에게 소명 기회를 주고, 임대인정보공개심의위원회가 공개 여부를 결정하기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안심 임대인 인증서를 발급해준다>

주택도시보증공사는 일정 요건을 충족한 집주인에게는 ‘안심 임대인 인증서’를 발급해 임차인이 앱에서 이를 확인해 안심하고 계약할 수 있도록 돕는다. 임대인 인증서는 두 종류로 일반 인증서에는 보증사고 이력이 없고, 주택도시보증공사 전세보증보험 가입이 가능하다는 내용이 담긴다. 보증보험 사고 이력이 없이 꾸준하게 전세보증금을 돌려줘 온 이력이 확인된 임대인에게는 한 단계 더 높은 ‘안심’ 인증서를 발급한다.

하지만 ‘안심전세앱 2.0’에 대한 이용자의 반응은 아직 냉정하다. 앱을 이용한 239명이 판정한 점수는 5점 만점에 1.8점이다, 한 이용자는 “제대로 검수하고 출시하는걸 권장드립니다. 뉴스에도 냈던데 이렇게 불안정한 앱을 내놓으면 좋은 소리가 나올까요? 메모리 부족문제 아닙니다. 노트20, 탭S8, 폴드4 모두 안됩니다.”는 댓글을 남겼다.

<9월엔 서울형 안심전세은행이 생긴다>

서울도시주택공사(SH공사)에 따르면, 2023년 9월에 SH공사는 KB국민은행과의 협업을 통해 공공전세 전용 플랫폼인 ‘서울형 안심전세은행’을 개발한다. 이는 기존주택 전세임대, 장기안심주택 등 SH공사가 운영하는 ‘임차형 공공전세’의 혁신방안으로 추진된다. 임차형 공공전세는 SH공사가 직접 공급하는 일반 매입형·건설형 임대주택과 달리 집주인이 있는 기존주택을 공사가 일정기간 빌려 활용하는 유형을 의미한다.

기존주택 전세임대는 국비로 기존주택에 전세계약을 체결한 후 저소득층에게 저렴하게 재임대하는 주택이며, 장기안심주택은 전세세입자가 입주를 원하는 주택의 보증금의 일부를 서울시에서 지원하는 공공임대주택이다. 이같은 임차형 공공전세는 적은 비용으로 기존주택을 바로 활용할 수 있고 다양한 주택유형 활용이 가능하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그런데 계약 절차가 복잡하고 세입자가 주택을 직접 물색해야 해 계약률이 저조하고 계약이 무산되는 경우가 빈번했다.

<전세은행에 등록된 물건을 선택할 수 있다>

‘서울형 안심전세은행’이 도입되면 임차인은 직접 주택을 물색할 필요 없이 주택소유자가 전세은행에 등록한 안심물건 중 선택할 수 있다. SH공사가 우선적으로 해당 물건에 대한 권리분석 등을 진행하기에 전세사기, 깡통전세 등으로부터 안전한 전셋집을 구할 수 있다. 주택소유자에게는 전세보증보험·중개수수료 감면 등 혜택도 주어질 전망이다.

SH공사 측은 “그간 임차형 공공전세에서 공사는 중개만 담당해 역할이 제한적이었다”며 “서울형 안심전세은행이 도입되면 공사가 전세모집, 권리분석, AI물건추천 등 플랫폼 기능을 도맡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KB부동산 홈페이지와 모바일앱 내에 전용관이 구성되고, 공사가 전세모집 등을 진행하고 AI(인공지능)가 임차인에게 좋은 물건을 추천하는 식으로 중개가 이뤄진다.

<전세임대 전용 대출상품도 개발한다>

전세임대 전용 대출상품도 새롭게 개발한다. 현재 장기안심주택은 주택도시보증공사, 한국주택금융공사 보증으로 버팀목대출이 가능하지만 기존주택 전세임대는 기금지원 외 대출상품이 없다. SH공사는 KB국민은행, 보증기관 간 협약대출 신설을 검토해 신규 대출상품 적용 시 전세보증금 최대 6억원인 주택에 입주할 수 있도록 추진한다. SH공사는 이 제도를 노후 공공임대 재건축 시 이주대책으로도 검토하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 http://www.khug.or.kr

이용교 <광주대학교 교수, 복지평론가> ewelfare@hanmail.net

[2023/06/15]